▪광주 이야기가 만들어지기까지

 

1980년 5월 18일, 한국 남부에 위치한 광주라는 곳에서 제 4 공화국 정부의 독재를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평화적인 시위였음에도 불구하고 제 4 공화국 정부는 민간 경찰이 아닌 무장 군인들을 투입해 서둘러서 시위를 진압하려 하였다. 하지만 이들의 출현에 흥분한 시민들의 거센대항으로 시위는 유혈 충돌로 발전 하였다. 열흘 후, 시위는 진압되었고 당시 정부는 294명이 이 시위에서 사망하거나 실종되었다고 발표하였다. 하지만 이것은 정부 측의 발표일 분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이들이 죽음을 당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1995년 4월, 장 선우 감독은 이 ‘광주 민주화 항쟁’을 배경으로 한 ‘꽃잎’(Petal)이라는 영화를 찍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해 9월 28일 광주 항쟁당시 가장 커다란 시위였던 금남로 장면을 찍게 되었다.  당시 이 영화의 역사적인 의미를 중요시한 약 3000여명의 광주 시민들이 금남로 시위 장면의 재현을 위해 자원하여 모였다. 장 감독은 이 광주 시민들의 연기를 리얼하게 만들기 위해서 약 100여명의 직업 연기자들을 군중들 사이에배치시켰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러한 대규모 군중의 모임이 또 다른 항거를 만들어 낼까 우려한 김영삼 정원(제 7공화국)은 수백 명의 경찰을 배치 시켰다.

이 사진들은 이 금남로 장면 촬영 시에 이루어졌다. 앞에서 설명 한 대로 이 사진 속의 인물들은 연기를 하는 광주 시민들과 직업 배우들 그리고실제 경찰과 군인들이다. 하지만 이 작업은 ‘5.18 광주 항쟁’을 찍은 것도 영화 ‘꽃잎”의 제작 과정을 찍은 것도 아니다. 다만 ‘5.18 광주 항쟁’이라는 무거운 진실과 그것을 영화화하는 가벼운 허구의 과정 속에서 부조리한(Absurd) 모습을 보여 주는 군중들의 갈등이 나의 관심을 끌었던 것 같다. 아마도 내가 느낀 진실이 있었다면 그건  ‘사진적 진실(Photographic Truth)’이 아니었을까?